이제 에이즈는 더이상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서 정상인과 같은 수명을 누리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에이즈의 장기 예후가 개선되면서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혈관 질환 등 만성 질환의 증가가 새로운 문제로 등장했다. 이런 만성 질환은 에이즈 환자의 고령화에 라 그 대책이 절실하게 되었다. 따라서 환자를 진료하는 모든 의사가 에이즈 환자의 만성 질환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현재 에이즈는 철저한 치료와 적극적인 예방으로 전 세계에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아직 증가세에 있으며,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증가하고 있다. 에이즈는 급성 감염 시에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나지만, 면역 기능이 저하될 때까지 장기적으로 무증상기에 있다. 따라서 에이즈 환자의 발견은 에이즈를 치료하는 3차 병원 전문가보다 일상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일상적으로 감염 환자를 만나는 의사는 바이러스 감염 증세로 진료받고자 하는 환자의 병력에서 HIV 감염이 의심될 경우, 곧 바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비록 급성기에 발견되었다 할지라도 조기진단이 가능할 경우 감염 환자의 긍정적인 예후는 물론이며, 사회적으로도 감염 확대를 예방할 수 있다. 이는 일선에서 진료
하는 의사들의 역할이 왜 강조되는지 수긍하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감염 질환 전문 병원에서 30년 이상 에이즈를 진료한 편집자가 펴낸 『HIV 감염/AIDS 매뉴얼』을 번역한 것으로 감염학 전문서의 단순한 기술을 넘어 실제 환자 진료에서 만나는 다양한 문제를 자세하게 해설하고 있다. 일본의 에이즈 환자는 약 2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 책은 편집자의 다양한 임상 경험을 소개하고 있어 에이즈 환자를 만나는 의료인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여 번역을 계획했다. 외국책을 소개할 때마다 항상 느끼는 아쉬움이지만 우리나라는 임상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전문서적이 부족하다. 하루 속히 우리나라 전문가에 의해 에이즈 진료에 실제적 지침이 되어줄 훌륭한 책이 발간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이 에이즈 환자의 다양한 문제를 만나게 될 의료인과, 에이즈 예방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전문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좋은 책을 만들어 주신 군자출판사에 감사를 드린다.
